영화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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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영어란 언제나 '잘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학창시절 줄곧 우선순위에 있었던 영어는 내 대학시절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막연하게 내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이었기에 선택했던 내 전공은 '영어영문.'
난 8살 때부터 19살 때까지 12년을 문법과 독해 위주의 공부를 해왔던 학생이었고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셰익스피어, 구개음화, 미국과 영국의 역사 같은 것들이었으며
말하기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Doing English'로 처음 입을 뗐을 뿐인데
내 전공을 밝히면 돌아오는 대답 '와, 영어 되게 잘하시겠네요?'
그리고 내 주위에는 이미 완성형의 유창성을 가지고 있는 동기들이 있었다.
그때부터 내 전공을 밝히는 것이 두려웠다.
21살,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무작정 영국 어학연수를 택했고,
어렸던 나는 단순히 해외에 나가면 입이 트일 것이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처음 들어갔던 반은 ‘upper intermediate’
영어를 말함에 있어서 굉장히 자유로워 보이는 유럽 친구들이 나를 반겼지만
‘완벽한 영어,’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은 문장’을 구사하기를 원했던 나는
한 마디 떼는 게 어려웠다.
자기소개 할 때 더욱 더 한국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대학생이라고 밝히기 힘들었다.
우여곡절로 6개월의 연수를 마치며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전보다 훨씬 더 자신감이 붙었지만
고급 회화나 비즈니스 영어 같은 수업은 선택할 때 여전히 망설였다.
내 실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4년간 내게 영어는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데, 두려운’ 존재였다.
올해 1월, 우연히 친구의 추천으로 제라스에 오게 되었다.
24년간 어떤 학교와 학원에서도 겪지 못했던 분위기였다.
처음이었던 나에게 따뜻하게 말을 걸어줬던 친구들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마사지 타임
학생들이 말할 때 빤짝거리는 티나쌤의 눈빛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리고 더 새로웠던 것은 티나쌤이 알려주시는 표현들.
첫 날, 첫 표현을 배울 때 그 순간을 아직도 있지 못한다.
‘cringy – 오글거리는’
영국 어학원에 있을 때도 배우지 못했던
재밌는 단어들, 영어로 말할 때 한 번쯤은 고민했었던 표현들을 배웠다.
신기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영화회화를 3개월 넘게 수강하면서
이제 더 이상 30명이 넘는 인원이 나를 바라볼 때도
예전 보다 떨지 않기 시작했다.
말할 때 정관사에 전치사까지 신경 썼던 나는
틀려도 괜찮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쓰는 문법보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영어로 말하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제 나에게 영어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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