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라이프스쿨
나는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조금 다르게 설명하자면,
매사를 논리적으로 사고하다 보니 타당한 이유 없이는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
제이라이프스쿨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혼자서 운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페이지가 있는데,
일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스토리를 카드뉴스로 만들어 페이스북에 연재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최근 누구를 인터뷰할까 고민하던 도중, 우연히 연락이 닿았던 분이 제이라이프스쿨 강지연 선생님이었다.
강지연 선생님의 첫 인상은 몇 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동글동글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한다는 점은 둘째 치고서,
자신이 지금 하는 업(業)에 대한 애착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었다.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요인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신과 애착을 더해줬는지.
그 호기심 때문에 인터뷰가 끝난 직후, 3월 제이라이프스쿨 수업 하나를 바로 신청했다.
왠지 이 학원을 다니다 보면 의문이 풀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지금의 박규빈 선생님을 만났다.
사실 규빈 선생님의 첫 인상도 평범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첫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학생들에게 스트레칭을 시키고,
바로 영어를 가르치기 보다는 마주보고 앉아있는 학생들끼리 친해지도록 인사를 장려하는 등,
이런 독창적인 수업 방식도 분명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내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은 가르치는 선생님 스스로가 정말 행복해 보인다는 점이었다.
꽤 많은 수의 유명 어학원을 다녀봤다.
물론 그들 중 재미있는 농담으로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생님들은 일부 있었다.
그러나 가르치는 본인까지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이쯤 되니 정말 궁금했다.
대체 무엇이 이분들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었을까?
단순히 강지연 선생님이나 박규빈 선생님 본인의 성격이 그렇다고 단정짓기에는 기분이 영 찜찜했다.
그래서 신청하게 된 것이 이민호 선생님의 3% 커뮤니케이션 특강 수업이었다.
강지연 선생님도, 박규빈 선생님도 공통적으로 이민호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하셨기에,
그리고 가장 처음 이 학원을 만든 분이시기에,
이분의 수업을 들어보면 이 찜찜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어제, 한 달여간 내가 품어온 의문의 답을 알아낼 수 있었다.
2가지. 이민호 선생님께는 더하기와 곱하기, 2가지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세상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사람과
부정적인(-)에너지를 지닌 사람이 모두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민호 선생님은 정말 밝은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이었다.
허리가 불편하신 상황에서 4시간 가까운 강연 중,
단 한 번도 웃음을 잃지 않으셨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그것이 강연을 위한 억지 웃음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서 기쁨을 느껴
자연스레 지어진 미소라는 것이 온전히 느껴졌다.
또 하나 어제 내가 발견한 것은,
이민호 선생님은 자신의 지식과 밝은 에너지를 그대로 복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능력이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관련된 강연의 내용 수준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
나아가 쉬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청중들과 소통을 하고,
더 많은 내용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강연 시간이 연장될 때에도 정말 정중하게 청중의 양해를 구하고,
강연이 끝난 뒤에는 내용이 요약된 미니 카드를 나눠주셨다.
이전까지 참 많은 강연과 수업에 참석했었는데,
강연의 핵심인 내용이 빈약한 경우, 발표 시간 외에는 청중과 소통하지 않는 경우,
강연 시간이 미달 혹은 연장되어도 양해를 구하지 않는 경우,
모든 내용을 스스로 필기해야만 해서 끝나고 나면 까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요인들은 청중들이 강연에 더 몰입할 수 있음에도 그 여지를 막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민호 대표님의 강연은 정말 듣는 사람을 위한다는 느낌을 여실히 받을 수 있었다.
팀의 방향과 색은 그 팀의 리더를 닮아간다는 말처럼, 이제서야 조금 이해가 갔다.
왜 그렇게 강지연 선생님이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는지,
박규빈 선생님은 어떻게 자신의 일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6+1>7’
위의 수식은 수학적으로 잘못되었다.
옳게 고친다면 중간 기호가 등호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아주 가끔씩, 이런 궤변적인 수식이 맞을 때가 있다.
이번 학기 5월 달에 나는 교생을 나간다.
때문에 학교 규정상 중간고사가 남들보다 앞당겨져, 당장 이틀 뒤부터 시험이 시작된다.
어제 특강을 듣고 집까지 돌아오는데 걸린 시간이 6시간, 오늘 이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이 1시간이었다.
사실 이 7시간을 시험공부 하는데 쓴다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내가 어제 받은 배움과 깨달음의 가치는,
그리고 그에 대한 감사함을 글로써 전달하는 가치는 7시간보다 크다고 생각했기에,
수식적으로 틀린 궤변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매사를 논리적으로 사고하다 보니 타당한 이유 없이는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제이라이프스쿨을 다닐 것이다.
(비록 당분간은 시험과 교생 때문에 다니지 못할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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