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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라이프스쿨

제목

빠꾸 없다

작성자
배병수
작성일
2017.06.11
첨부파일0
추천수
7
조회수
1237
내용

“여기 물 좀 더 주세요.”
식당에서 물 더 달라고 하는 게 그렇게 어렵다. 일하시는 분께 소리를 내어 물을 달라고 하면 되는데, 그렇게 눈을 마주치려고 해도 눈길 하나 주시지 않고, 손을 들고 있으니 보질 않는다. 저기요, 소리를 내자니 목구멍에서 쉽게 나오지 않는다. 보다 못한 옆에 있던 친구가 여기 물 좀 더 주세요, 말하고 나면 고민은 사라진다. 왜 그렇게 물 달라 하는 게 어렵지. 서른이 가까워져도 여전한 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앞으로 사회생활을 더 잘하려면 고쳐야겠다는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일상은 똑같았다. 


빠꾸 없는 인생을 살고 싶다. 
3년 전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옆에 해외 영업팀이 있었다. 그들의 전화 통화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까르르 웃으며 영어로 대화하는 비즈니스 언어가 들려올 때마다 부러웠다. 자리에 앉자 거래처에서 오는 전화를 받을 때, 아는 게 없어 이야기를 잘하지 못하는 나를 비교하곤 했다. 기회의 노다지를 찾고 싶었다. 누구도 내 미래를 노터치 하는 빠꾸 없는 인생을 위해서 영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기회의 땅, 미국으로 갈 수 없다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자. 유창하게 영어로 이야기하면, 나도 멋지게 그런 비즈니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영어는 매일 해야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걸 잘 알았다. 회사에 다니니 매일 영어 학원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영어를 매일 할 수 있다. 
그 전에도 집 근처 어학원에서 영어 회화 공부를 했었다. 3개월 다니고 그만두었다. 물론 영어 공부할 때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전화 영어도 했었다. 선생님께서는 유어 잉글리시 이즈 베리 굿을 연발해주시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영어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영어로 말해보세요. 했을 때 나이스트 밋 유, 앤 유 말고는 나오는 말이 없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마침 얼마 전 친구가 매일 영어로 말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야 하는 학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업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매일 영어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주말반도 있었다. 필요한 곳이라 생각했다. 회사에 다니는 나에게 주말에 한 번 나오고 평소에 혼자 영어를 해야 한다니. 공부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제이라이프스쿨을 알았다. 작년 9월 국민영어법 토요일반을 등록했다.


제이라이프스쿨, 기회의 땅이 되다.
수업 첫날, 지하철 안에서 선생님의 안내를 받고 교실로 들어가는 장면을 상상했다. 막상 3층에 올라와 보니 그런 건 없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국영법이 적혀있는 문을 발견했다. 여기가 맞는지 문을 조심스럽게 열며 고개를 문 사이로 넣었다. 오른쪽 눈부터 천천히 쳐다보며 문을 열었다. 그러니 아주 엄청나게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태용 선생님이 계셨다. 잘 모르겠지만, 밝게 인사해주고 환영해 주시니 맞게 찾아온 것 같았다. 여기는 선생님을 외모로 뽑나? 라는 생각과 함께, 제이라이프스쿨에서 기회의 언어를 만났다.

한 달 정도 기회의 언어를 공부하며,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수업에 참 다양한 분들을 계셨다. 정말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사시더라. 나도 결심했다. 기회의 언어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수업을 다 듣는 두 달째인 10월 말이 되었을 때, 회사를 나오기로 했다. 회사에 이야기했다. 퇴사하겠습니다. 다음 달 다시 백수 그리고 취업준비생이 되었다. 11월부터는 주말반이 아닌 평일 오전반 나초영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선생님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제이라이프스쿨에서 제2의 학교생활이 시작했다. 슈퍼 울트라급 밝은 에너지를 뿜어주시는 티나 선생님과 나초영 수업을 함께했다. 영어를 이렇게 즐겁게 배워도 되나 싶었다. 한편으로 나의 소심함은 역시나 쉽지 않았다. 앞과 옆에 있는 분들과 이야기하라는데, 대본대로 하고 시간이 잠깐 남으면 어색한 정적이 흐르곤 했다. 옆에 계신 분과 익숙해지려고 하면 갑자기 일어나라 하시더니 자리를 바꾸고 저 멀리 있는 분들과 꼭 어제 만난 친구들처럼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팀장님께 퇴사 이야기를 꺼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았다. 하지만 영어에 필요한 그 밝은 에너지만큼은 티나 선생님에게 그대로 받은 것만 같았다.

영화 선생님과 함께한 초초영과 닉초영 수업은 긍정 에너지 파워였다. 영어를 배우러 오는 건지 마음의 평화를 배우는 건지, 허재 선생님의 쿵푸 수업도 듣기 전에 이너 피스를 느끼는 것만 같았다. 힐링캠프 속 닉부이치치의 이야기를 배우는 시간이었지만, 영화 선생님 수업이 힐링캠프였다. 그리고 영화 선생님과 함께 밥을 먹으며 해주는 응원들은 정말 노벨 평화상급이었다.

잘 웃고 밝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어렴풋이 있었지만, 그런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규빈 선생님을 보며 알았다. 3%마이스피치 수업과 마이패턴 수업을 통해 보여주신 모습은 아, 저렇게 살면 되겠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수업에서 아이튠즈처럼 학생들과 시도 때도 없이 동기화하는 모습은 규빈 선생님의 원동력이겠구나. 갑자기 고질라 흉내를 내며 무슨 영화인지 알아맞히라고 하는 첫인상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직접 말씀드리지는 못했지만, 항상 감사하다고 표현하고 싶었다. 물론 그 방법이 서툴러 수업에서 스피치 할 기회가 있을 때 감사한 이야기를 살짝 껴서 하는 정도였다.

허재 선생님의 쿵푸 수업도 정말 꽉꽉 채워서 두 달 동안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퇴직금도 이제 거의 다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한 달만 듣고 말았다. 사실 제이라이프스쿨에서 가장 먼저 듣고 싶은 수업은 쿵푸 수업이었다. 감정 표현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 하늘이 돕는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허재 선생님! 남은 한 달 다시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워즈 드리밍 어바웃 어... 쿵푸 클래스? 유 돈트 노우 하우 롱 아입빈 웨이링 포 디스 모몬트,

결과적으로 입을 틔워준 것은 3% 완소스피치였다. 밖에서 사람들에게 길도 못 물어보지만,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니 뭐라도 이야기해야만 했다. 벌써 이 수업을 함께한 지가 다섯 달이다. 참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민호 선생님도 사람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소통의 노하우를 빠짐없이 알려주시는 민호 선생님에게 감사하고, 함께 해주신 함께 해주시고 계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그래도 가장 기억 남는 하나를 꼽으라면 수업에서 만난 사람들이겠다. 한 달에 약 열다섯 명에서 스무 명 정도의 사람들을 꾸준히 만난 것 같다. 처음에는 앞에 계신 분과 손을 잡고 칭찬 세 가지 하라고 할 때 참 무얼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2개월, 3개월이 되니, 이제는 새로 오신 분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처음이라 어색할지 모르는 이곳에 최대한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발견했다.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부담 없이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모든 분들이 계셨으니 지금의 내가 있었다. 감사하다.


하지만 현실은 채워지지 않는 웅덩이였다.
항상 좋지는 않았다. 영어를 잘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 의심할 때가 많았다. 분명히 영어를 하는데, 막상 대화하려고 하니,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3개월쯤 되었을 때, 돈만 내버리는 것은 아니냐는 생각에 그만 다녀야 할까도 했다. 그럴 때마다 수업에 빠지지 않고 숙제만 다 하자는 목표로 다녔다. 물론 모든 분이 다 힘이 되어주시고 계시지만, 그 당시 참 힘이 되었던 건, 영화 선생님의 응원이었다. 시간 관리하실 때 직접 사용하셨다던 스케쥴 표를 프린트해주시며 이렇게 해보라고 해주셨던 그런 마음이랄까.

또, 과감히 퇴사하니, 취업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다짐은 좋았다. 하지만 회사에 이력서를 넣으니 다 떨어졌다. 누구는 면접 보러 간다던데, 그 면접 기회 한 번 잡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서 제이라이프스쿨에는 빠짐없이 가니 집에서도 돈만 내버리고 다닌다는 걱정이 일쑤였다. 실제로도 잔고가 줄어갈수록 마음의 여유도 없어지는 것만 같았다.


나는 변하지 않았다.
제이라이프스쿨의 모든 수업은 마지막 날에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한다. 무엇을 말할까 고민이 많았다. 발표하는 날이 많아질수록, 결국 내 이야기를 했다. 평소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발표를 위해 준비하고 말하면서 나를 알아 갔다. 취업 준비하며 겪은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다. 결국 ‘나’ 자체가 이야기의 재료가 된 것이었다. 꼭 수업에서 한 발표뿐 아니라, 수업 시작하기 전에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내 이야기를 꺼내며 나를 드러내는 연습을 해왔던 것 같다.

여전히 식당에서 물을 더 달라 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다른 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이제는 싫지 않다는 것이다. 꼭 소심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나를 드러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식당에서 물을 달라고 하는 것도 나 여기 있어요. 이렇게 존재를 알려야 하는 것이었고, 주목받거나 나를 말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기회의 언어를 배우기 위한 이곳에서 나를 표현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오늘도 나를 드러내며 나도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는 중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할 수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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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예쁨

    병수오라버니
    크아 3프로때 잠시 뵀었는데... 글을 읽는 3분 제 시간은 순삭...
    '제이라이프스쿨은 외모로 선생님을 뽑나' <- 저도 종종듣는 멘트입니다.홍홍홍
    농이고요 ! 어떻게 제라스에 오게 되었고, 어떤생각을 했으며, 무엇을 나눴는지 이리도 잘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학생으로 제라스에 다닐때 느꼈었던 처음의 마음이 생각나네요. 명문 잘 읽었습니다

    7 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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